제가 모발이식을 시작하게 된 이유

저는 늦은 나이에 학교에 들어갔습니다. 동기들보다 일곱 살, 많게는 열 살이 많았어요.

똘똘한 애들 사이에서 머리도 어리버리하니 인기과는 애초에 어림도 없었습니다. 비인기과가 아니면 갈 곳이 많지 않았죠. 그런데 사실 서운하지도 않았어요. 제가 학교에 들어간 이유가 대단한 의사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생계 걱정 좀 그만하고 싶어서였거든요. 적당히 시골에서 감기약 처방하면서 조용히 사는 삶. 그게 제가 그린 그림이었습니다.

그래서 원하는 병원에 지원을 했습니다.
평소에 인기 많은 곳이 아니라서 붙을 것 같았고요.
근데 하필이면 제가 지원했을 때에만 정원이 넘쳐나서

톡 떨어졌습니다. ㅜ

탈락의 아픔에 2주동안 울면서 보내다가, 에라 모르겠다 당분간 놀까보다 하고 마냥 뒹굴고 있던 차

그때 전화가 왔습니다.

“혹시 머리 심는 거 관심 없으세요?”

모발이식 의사가 되게 된 계기를 상징하는 전화 수신 스마트폰 일러스트

동생의 친구의 동생의 남편이 모발이식 병원에 있는데 사람을 구한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그 전화를 받기 전까지 세상에 ‘모발이식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라는 게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상상도 못 했어요.

그래서 뭔지 모르겠지만 한 번 해본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여기까지 왔네요.

( 탈모인들의 아픔을 백번 공감하고, 모발이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 와 같은 감동 스토리가 나와야 하는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