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심은 머리가 곱슬로 올라온다던데요?” 진료실에서 정말 자주 듣는 질문이고, 인터넷 후기에도 “곱슬이 됐다”, “부스스하다”는 이야기가 꽤 많이 보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경우 이식모의 성질은 원래 뒷머리 모발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직모였다면 직모로, 반곱슬이었다면 반곱슬로 자라나는 거죠.
먼저 결론부터
- 이식모는 뒷머리 모낭의 성질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 처음 3~6개월은 일시적으로 휘거나 꼬일 수 있습니다.
-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원래 굵기와 방향으로 안정됩니다.
- 영구적으로 곱슬이 되는 것은 드문 경우입니다.
모낭은 자리를 옮겨도 성격은 바뀌지 않습니다
모발이식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를 하나 꼽으라면 단연 공여부 우성(Donor dominance)입니다. 뒷머리의 모낭을 앞머리로 옮겨 심어도 그 모낭이 가진 유전적 성질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뜻인데요, 쉽게 말하면 나무를 화분만 옮긴다고 품종이 바뀌지는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 개념은 1950년대 노먼 오렌트라이히(Norman Orentreich) 박사가 처음 정립했고, 지금도 모발이식의 과학적 근거로 그대로 쓰이고 있습니다. NCBI StatPearls 모발이식 항목에서도 안전공여부 모낭이 안드로겐에 저항성을 가지며 이식 후에도 이 성질이 유지된다는 점을 핵심 기전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간단합니다. 이식모는 새로운 자리로 옮겨져도 원래 모낭이 가진 굵기와 방향, 곱슬 정도까지 대부분 그대로 가지고 갑니다.
그런데 왜 처음에는 곱슬처럼 보일까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이식 과정에서 생기는 물리적 자극입니다. 모낭을 채취하고 분리해서 다시 심는 과정에서 모근에 미세한 충격이 가해질 수 있는데, 이 자극이 일시적으로 모낭의 성장 방향을 흐트러뜨리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이식 각도와 두피 상태예요. 모낭을 두피에 너무 깊게 심었거나 (모낭 끝이 꺾여서) 이식 부위 두피가 단단해서 모발이 뚫고 올라오기 힘든 경우에도 (뚫고 나오느라고) 휘어져 보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수술 후에 이식모 정리를 꼼꼼하게 잘 하는 게 상당히 중요합니다. 생착률을 높이고 곱슬기를 최소한으로 해야되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모낭은 워낙에 섬세한 조직이다보니 일부 케이스에서 곱슬이 생기는 건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두 가설 모두 기전이 완전히 규명된 건 아니지만, 임상에서는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원인입니다. 그리고 이 원인들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해소되는데, 실제로 시기별로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단계 : 상처 회복기 (1~3개월)
모낭 주변에 생긴 미세한 흉터와 염증이 회복되는 시기라, 아직은 정상적인 성장 환경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2단계 : 첫 성장기 (3~6개월)
새로 올라오는 모발은 아직 가늘고 힘이 부족해서, 굵기가 일정하지 않다 보니 휘거나 말려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기는 전체 이식모의 대부분이 자라기 시작한 상태지만, 그래도 아직은 최종 결과라고 판단하기엔 이릅니다.
3단계 : 성숙기 (9~12개월)
이때부터는 모발이 굵어지고 모낭도 안정되기 시작합니다. 이식모의 90% 이상이 이 기간 안에 최종 성장을 마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고, 대부분 이때쯤 자연스러운 방향과 질감으로 돌아옵니다.
곱슬 걱정, 실제로는 어떨까요
납작한 컬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환자분들이 말씀하시는 “곱슬”은 한 가지가 아니라 세 가지가 섞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는 모발이 힘없이 휘는 현상, 수분이 부족해서 부스스해 보이는 현상, 그리고 성장 방향이 아직 일정하지 않은 현상까지요. 이 셋 모두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마나 자주 생기나요
곱슬처럼 보이는, 흔히 ‘돼지털’이라고 부르는 이식모는 국내 전문의 칼럼 기준으로 대략 10% 안팎에서 보고됩니다. 결코 흔한 비율은 아니고요, 그마저도 상당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펴집니다.
영구적으로 곱슬이 되는 경우도 있나요
있긴 합니다. 다만 흔하지는 않고, 대표적으로는 아래와 같은 경우입니다.
- 원래 뒷머리가 반곱슬인 경우
- 모발 굵기가 매우 굵은 경우
- 기존 모발 자체가 곱슬인 경우
이런 경우도 새로 생긴 곱슬이라기보다는, 원래 모낭이 가지고 있던 성질이 그대로 드러난 것에 가깝습니다.
환자분들이 가장 안심하셔도 되는 부분
6개월쯤 거울을 보고 아쉬워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모발이식의 완성 시점은 보통 1년이고, 6개월의 머리가 아쉽다 하더라도 12개월의 머리는 조금 더 달라집니다. 제 경험상 6개월쯤에 곱슬하더라도 1년쯤에 완화되고, 길게는 3~5년 이상 곱슬할 수도 있지만 결국엔 펴지긴 합니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라 많은 인내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한 줄 정리
이식모는 곱슬이 되는 것이 아니라, 회복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곱슬처럼 보이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진단·치료 결과는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